아이에게 더 치명적인 3차 흡연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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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수 :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이진영 교수
정부의 금연 정책은 항상 뜨거운 이슈 중의 하나입니다. 계속되는 담뱃값 인상과 실내 금연구역 확대 그리고 단속까지, 흡연자들은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60가지 이상의 발암물질이 포함된 연기를 만들어내는 담배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는데요. 이러한 유해성은 흡연자 본인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이나 동료, 심지어 전혀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직접 흡연, 간접 흡연 그리고 3차 흡연
보통 담배 연기를 보면 그 연기 속에 포함되어져 있을 유해물질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전에는 유해물질이 흡연자에게 미치는 직접적 영향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관심 범위가 흡연자의 담배 연기를 같이 마시게 되는 주변인 즉, 간접 흡연으로까지 확대되었고요. 최근에는 간접 흡연을 넘어 ‘3차 흡연’이라는 개념까지 등장했습니다.
혹, 무심코 올라탄 택시에서 진하게 뿜어져 나오는 담배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불쾌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바로 ‘3차 흡연’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흡연 시 발생하는 유해물질 가운데 많은 가스 형태의 화학물이 흡연자의 몸이나 옷, 집안의 벽, 가구, 차 안의 좌석 시트, 천장 등에 달라붙게 되는데요. 이렇게 흡착된 화학물질이 다시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과정을 통해 흡연에 노출되는 것을 ‘3차 흡연’이라고 합니다.
3차 흡연, 아이에게 더 치명적...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금연클리닉 이진영 교수는 “3차 흡연의 경우 담배 연기에서 발생한 각종 유해물질이 공기 중의 다른 성분과 만나면서 그 유해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직접 담배를 피우는 것 만큼이나 해로울 수 있다. 또한 아이의 경우 성인에 비해 체중이 적게 나가고, 호흡이 빠르며 바닥에서 기어다니기 때문에 그 노출 정도가 성인에 비해 더 높다”며 특히나 어린 아기에게 3차 흡연이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2004년 3월 ‘Tobacco Control’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는 이러한 3차 흡연의 위험성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는데요. 생후 1년 미만의 아기가 있는 가정을 가족이 모두 비흡연자인 가정, 흡연자가 있으나 집에서 흡연을 하지 않는 가정, 흡연자가 집에서 흡연을 하는 가정으로 구분하여 신생아 소변에서 니코틴 부산물인 코티닌 농도를 측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가족이 모두 비흡연자인 가정의 신생아는 0.33ng/ml, 집 밖에서 흡연하는 가정의 신생아는 2.47ng/ml, 마지막으로 집에서 흡연하는 가정의 신생아는 15.47ng/ml의 코티닌이 검출되었습니다. 즉, 흡연자가 집안에서 흡연을 하지 않더라도 신생아가 3차 흡연에 노출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결과입니다.
이진영 교수는 “흡연자 본인은 대개 흡연의 폐해를 알면서도 묵과하는 것이고, 간접 흡연은 눈에 보이는 연기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처의 여지가 있지만, 3차 흡연은 흡연을 하지 않는 주변 사람들을 향한 일종의 테러 행위라고 볼 수 있다”며 그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